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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데뷔 기록가 인터뷰 시현하다 레코더즈 (ip:) DATE 2022-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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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데뷔 기록가 인터뷰

By 인혁 에디터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되는 데는 모두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누군가는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또 누군가는 못다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 선호, 은우, 지호 기록가 역시 각자의 이유대로 시현하다를 선택했다. 


이유는 다르지만, 같은 시작점에 선 세 명의 기록가가 내린 이 결정은 굳건하다. 햇살이 눈부신 어느 여름 날, 데뷔를 앞두고 있는 세 기록가를 만났다.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선호: 안녕하세요😊 이번 8월에 기록가로 데뷔한 선호라고 합니다. 


🍵은우: 안녕하세요! 8월 기록가로 데뷔한 은우입니다.


🧼지호: 안녕하세요, 시현하다 단골에서 기록가로 인사드리게 된 지호입니다! 


Q: 기록가가 되기 이전에는 다들 어떤 일을 하고 계셨는지 궁금해요.  


👩🏻‍🎨선호: 이전까지는 다양한 분야에서 인턴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스스로 원하는 ‘직업’이 무엇인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러다 드디어 찾아낸 ‘하고 싶은 일’이 바로 기록가가 되는 거였죠. 그런 의미에서 시현하다가 제 첫 직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은우: 기록가를 꿈꾸기 전에는 디지털/콘텐츠팀을 목표로 취업을 준비하면서 드럭 스토어(올리브영)에서 긴 시간 동안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지호: 고등학교 때부터 바로 직전까지 쭉 미용을 배웠고 헤어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Q: 시현하다는 어떤 계기로 알게 되었고, 어떻게 문하생에 지원하게 되셨나요? 


👩🏻‍🎨선호: 16년도에 SNS에서 컬러 증명사진관으로 유명한 시현하다를 처음 알게 됐어요. 자신의 색에 대해서 고민한다는 점이 처음엔 그저 신기했어요. 그런데 내가 찍고 싶은 색에 대해서 고민하다 보니, 나에게 어울리는 색, 내가 좋아하는 색, 나의 분위기 등. 나에 대해 점점 깊이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작은 차이점 하나로 이전까지 서류 제출용으로 사진관을 찾던 사람들이, 스스로 고민한 본인의 모습을 기록하는 의미로 사진관을 찾을 수 있게 자연스러운 변화를 유도한 점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은우: 팔로잉 목록에서 오래된 순으로 정렬하면 상위에 뜰 정도로 예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해서 직접 찾아갈 용기를 내지는 못했어요. 당시에는 예약이 너무 치열해서 어렵기도 했고요. 그러다 작년 이맘때쯤에 용기를 내서 첫 기록을 남기게 되었는데, 그날의 기억이 너무 행복하게 남아 있어서 매달 기록을 남기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기록을 남기며 사진에 대한 애정이 생겼고, 사진으로 소통하는 이 공간의 일원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하여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지호: 정말 예전부터 각자의 매력을 잘 담아주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사진관으로 보여서 꼭 방문하고 싶은 곳이었어요. 제작년?쯤 두 번째 방문했을 때 하루가 정말 엉망이고 화장도 머리도 다 헝클어져 버려서 사진은 기대도 안 했는데, 정말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사진이 너무너무 마음에 들게 찍혔던 기억이 있어요 그날 이후로 정말 자주 이곳을 방문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자연스레 나도 이곳에서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아요.



Q: 다들 기록가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선호: 전부터 사진을 찍는 걸 좋아했지만 주로 제 시선이 기준이었어요. 스스로 생각하는 본인의 모습과 타인이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은 차이가 있잖아요? 기록가를 준비하면서 어떻게 사람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모습을 끌어내고, 사진에 담을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시현하다 지원 포트폴리오를 만들면서 총 14분과 함께 촬영을 진행했는데요. 처음엔 체계도 잡히지 않았고, 제가 대구-서울을 오가면서 촬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예상보다도 더 엉망이었어요. 하지만 촬영이 거듭될수록 각자의 다양한 성향과 이야기를 바라보는 제 시선과 모델분들의 시선 사이의 균형이 맞춰지기 시작했어요. 덩달아 모델분들의 만족도도 올라갔고요. 촬영자에게 있어서는 그것만큼 뿌듯하고 만족스러운 일이 없더라구요. 그때 ‘나는 이 일이 너무 좋아’라고 생각했어요.


🍵은우: 시현하다에서는 어떤 분이 손님으로 찾아오실지 예상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사진을 배우면서 모르는 분들과도 다양한 사진을 찍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포트폴리오 스냅 계정을 잠시 운영했던 적이 있어요. 다양한 분들과 여러 장소에서 촬영해 보면서 많은 것들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지호: 조명을 대여했던 일이요! 포트폴리오 촬영으로 부모님과 할머니를 찍어드리고 싶었는데 시간이나 이동이 생각보다 힘들어서 고민하다가, 예전에 현 작가님께서 조명을 대여하셨다는 인터뷰가 생각이 났어요! 그래서 저도 한번 빌려보자! 했는데 집 근처에는 대여할 만한 곳이 없더라고요.. 


결국 강남역 쪽에서 대여를 하게 됐는데 조명도 조명인데 캐리어가 생각보다 많이 무겁더라고요. 그걸 끌고 강남에서 수원까지 옮기는데 불현듯 할머니 댁에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게 생각나더라고요..그래서 또 부품 하나하나 3층까지 걸어 옮겨서 촬영을 진행했는데, 고생한 게 무색할 정도로 할머니가 너무너무 사진을 마음에 들어 하셔서 정말 뿌듯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Q: 데뷔 프로필을 촬영하면서 정한 컨셉이나, 보여주고 싶었던 이미지가 있나요?



👩🏻‍🎨선호: 고흐의 그림들을 보면 우울한데 늘 동화 같은 면이 있어요. 특히나 고흐의 파랑은 우울함을 떠올리게도 하면서도 신비의 세상을 꿈꾸게 하는 색이라는 느낌을 자주 받았어요. 그리고 이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과 닮았다고 생각해요. 늘 새로운 모험 거리가 가득하지만, 모험을 헤쳐 나가는 일은 때로 힘들기도 하니까요. 거기에 옅은 노랑을 더해서 잠깐 기대어 쉴 수 있는 오후의 햇볕의 느낌을 더해보고자 했어요. 그렇게 탄생한 컬러링이 Vincent Blue예요.




🍵은우: 제가 준비한 룩 북은 얼그레이 컬러링과 젠틀리 포즈인데요. 얼그레이 컬러링은 진하게 말린 찻잎과 은은하게 우러나는 홍차의 조합으로, 웜 그레이와 다크 그레이, 블랙의 배색을 활용한 컬러링이고, 젠틀리 포즈는 측면의 라인을 살리면서 가볍게 손을 활용하는 포즈입니다. 저는 눈매도 진하고 원래 가지고 있는 헤어도 짙은 편이라,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세련된 컨셉으로 눈썹이나 아이라인 같은 선들로 포인트를 줘서 이목구비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룩 북을 기획했습니다.




🧼지호: 프로필의 컨셉은 비눗방울이었어요 ..! 맑고 반짝이는 모습을 담고 싶었고 미용을 할 때 늘 화려한 머리색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그게 제일 저다운 모습이라 생각했고, 그 모습을 담을 수 있으면서도 대중적인 색을 생각했던 거 같아요!


Q: 사진을 찍을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포인트가 있나요? 


👩🏻‍🎨선호: 어린 시절에 사진관을 찾았던 기억을 떠올리면 늘 영문도 모르고 어색하게 앉아있는 제가 있어요. 결과물은 웃는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상하게 입꼬리를 올리고 과하게 눈을 뜨고 있는 낯선 증명사진이었죠. 그래서 사진을 찍을 때는 자연스러운 분위기와 본인다운 모습을 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은우: 저는 촬영자가 어색하게 느끼고 있지 않는지를 가장 먼저 보는 것 같아요. 촬영자가 어색함을 느끼면 사진에도 그 감정이 그대로 느껴져서 촬영하는 동안 어색함을 느끼지 않도록 분위기를 풀어주려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지호: 눈빛이요! 같은 의상, 같은 포즈더라도 눈빛에 따라 미묘하게 분위기가 바뀌기 때문에 눈빛이라고 생각합니다



Q: 사진을 찍을 때 보람된 순간은 언제인가요?


👩🏻‍🎨선호: 완성된 사진을 보고 모델분이 만족해 주실 때가 가장 큰 것 같아요. 처음 인물 사진을 공부하기 시작했을 때 제 마음에 드는 사진과, 모델분이 마음에 드는 사진이 달랐던 적이 많았어요. 개인적인 욕심으로 두 사진 모두 보정해서 드리고는 했지만, 결국 사진을 받는 분이 더 좋아하는 사진에 더 애착이 생기더라구요. 


그때부터 모델분들이 가진 각자의 매력을 더 깊게 보게 됐고 ‘정말 마음에 들어요’ 한 마디에 뿌듯함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기분이었어요. SNS에 업로드하거나 프로필 사진으로 바꾼 분들을 보면 모두에게 자랑하고 싶을 정도예요.


🍵은우: 제가 찍어준 사진을 촬영자가 보며 행복해하는 순간이 가장 보람된 것 같아요. 예전에 친구의 가족사진을 찍어준 적이 있는데, 친구도 사진이 너무 마음에 든다며 좋아해 주고, 부모님께서도 몇 번이고 고맙다며 제게 말해 주셨어요. 이후에 친구가 그 사진을 큰 액자로 제작해서 거실에 걸어 두고 제게 보여줬는데, 친구가 보내준 인증 사진을 몇 번이고 다시 들여다보면서 뿌듯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호: 제가 찍어드린 사진이 흔히 말하는 인생샷일 때요!  제가 찍은 사진으로 인스타나 프로필 사진을 하면 되게 기분이 좋더라고요.



Q: 반대로 가장 힘든 순간은 언제인가요? 


👩🏻‍🎨선호: 한창 야외 출사를 많이 다니던 때가 있었는데 당시에 출사 일정을 연달아 많이 잡다 보니 어느 날 체력이 부족하더라구요. 풍경도 예쁘고 날씨도 좋았는데 제 체력이 부족해서 사진에 집중을 못 하는 상황이 오니까 스스로 화가 났어요. 그 이후로 체력 관리에 더 신경 써야겠다고 다짐하게 됐어요. 


🍵은우: 아무래도 바꿀 수 없는 자연환경에 의해서 촬영이 의도했던 대로 되지 않을 때인 것 같아요. 바람이 너무 불어서 머리카락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거나, 해가 너무 강하게 내리쬐어서 촬영자분께서 눈을 뜨기도 힘들어하실 때 난감했는데, 그럴 때는 부는 바람도 사진의 분위기로 활용하거나, 햇살에 눈을 감는 표정으로 촬영을 진행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의도했던 방향은 아니어도 그 나름대로 의미 있고 괜찮은 사진이니까요!


Q: 기록가로서 담아보고 싶은 피사체나 도전해 보고 싶은 작업이 있나요? 


👩🏻‍🎨선호: 하루 동안 눈을 뜬 순간부터 잠들기까지 30분마다 제 사진을 찍은 적이 있어요. ‘햇빛에 대한 이해’와 ‘표정, 얼굴 각도에 관한 공부’를 위해서요. 집에 삼각대도 없어서 책상 위에 두고 무릎으로 기며 진행한 촬영이라 힘들었지만, 찍고 나니 생각보다 의미가 깊었어요. 


남의 얼굴을 보는 시간에 비해 자기 얼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잖아요? 특히나 셀프로 촬영하더라도 늘 찍는 표정과 얼굴 방향으로 찍다 보니 일상에서 지어지는 다양한 표정은 알지 못해요. 그런데 이 작업으로 겨우 30분이라는 간격 동안 끝없이 변하는 얼굴을 보고 처음으로 아무런 보정 없는 제 얼굴이 낯설지 않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다른 분들을 섭외해서 하루 동안 서로의 얼굴을 계속 찍어주는 작업을 시도해 보고 싶어요. 


🍵은우: 도전해 보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 아마도 반려동물 촬영인 것 같아요. 저도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데, 그들의 짧고 한정적인 시간이 늘 안타깝고 슬퍼요. 제 수명을 나눠서 더 오래 같이 있을 수 있다면 흔쾌히 그러겠다고 할 정도로 아끼는 가족이니까요. 짧아서 더 소중한 순간들을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게 기록해 보고 싶습니다.


🧼지호: 포트폴리오 준비 때 보다 나아진 실력으로 부모님이나 양가 할머니들을 담아드리고 싶고, 헤어디자이너 분들의 프로필 사진을 찍어보고 싶어요.



Q: 나에게 시현하다는 ooo이다. 


👩🏻‍🎨선호: 나에게 시현하다는 ‘직업’이다. 


이전까지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시현하다에서 사진을 찍는 건 저를 이해할 수 있도록 제 모든 순간을 기록하는 행위의 일부였어요. 그러다 시현하다 기록가로 데뷔를 앞둔 지금은 시현하다가 주는 의미가 달라졌어요.


‘직업’이라니 뭔가 정이 없다고 느껴지실 수 있지만, 지난 2년 동안 직업에 대해 고민하던 저에게는 의미가 깊어요. 직업은 애정을 가져야 하고, 성장하고 싶은 욕심이 들어야 하고, 일의 결과물에 책임감을 가져야 해요. 직업에 대해 고민할수록 단 두 글자가 가진 무게 속에 의미가 많더라구요. 그래서 지금 제가 느끼는 이 의미들을 표현하려면 직업이라는 단어가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해요.


🍵은우: 옷장 속 세계 같은 게 아닐까요? 시현하다에 손님으로 오면서 늘 생각했던 것이 있다면, 이 공간 안에 있는 사람들은 일하는 직원부터 손님까지 모두 행복해 보였다는 점인데요. 그래서 다른 세계 같다고 생각했어요. 잠깐 고민은 접어두고 행복할 수 있는 그런 곳이요.


🧼지호: 저에게 시현하다는 일기장입니다. 사진뿐만 아니라 그때 어떤 모습이었는지 무얼했는지 날씨가 어땠는지 등등 사진을 보면 일기장을 본 것처럼 기억나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Q: 시현하다에서 찍은 사진 중 가장 나다운 사진은? 



👩🏻‍🎨선호: 진부한 답일 수도 있겠지만 모두에요. 어느 날 누군가 그런 이야길 하더라구요. 지금까지 저를 3-4번 봤는데 만날 때마다 이미지가 다르다구요. 그 말이 저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해요. 짙을 때도 있고, 부드러운 때도 있고, 환하게 웃을 때도 있고, 무표정일 때도 있고. 각 순간에서 가장 저다운 모습들이에요. 제가 사진을 찍는 가장 큰 이유가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 나를 모두 기록해두고 싶어서거든요. 



🍵은우: 작년 12월에 인영 기록가님께서 남겨주신 기록인데요. 평소에 입던 옷을 입고 가장 좋아하는 립스틱을 바르고 따로 세팅하지 않은 머리로 찍어서 가장 나답고, 제가 좋아하는 밤하늘의 색을 배경으로 제 눈매와 입매가 잘 담긴 사진이라 가장 나다운 사진이라고 생각해요. 또 제가 아끼는 얼굴의 점 두 개가 잘 나오기도 했고요. 이 사진은 제 친구들도 좋아하는 사진이라 제게 남아있는 사진이 없답니다. 저도 새로 출력해야 할 것 같아요.



🧼지호: 웃고 있는 사진들이요! 제가 제 무표정을 좋아해서 무표정인 사진들이 훨씬 많지만 ..! 원래 성격은 차분한 편이 아니여서요! 


Q: 선호 님은 영화를 보고 비평문 쓰기가 취미라고 들었는데, 추천하는 인생 영화가 있나요? 


👩🏻‍🎨선호: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다양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고, 이 이야기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하길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영화, 드라마, 시리즈, 책을 좋아하는 이유도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경험하게 해주거나, 이미 경험한 것을 제삼자의 눈으로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제가 매 순간 달라지는 사람이어서인지, 아직 인생 영화를 만나지 못한 것인지 지금까지 최고의 작품이라고 고를 수 있는 한 가지 영화는 없는 것 같아요. 지친 날에는 김씨 표류기 같은 작품을 좋아하고, 쉬고 싶을 때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같은 작품을 좋아하고, 새로운 자극이 필요할 때는 <이웃집에 신이 산다> 같은 작품을 좋아해요. 아마 작품들을 보고 글로 남기는 과정도 스스로의 순간적인 감정과 생각에 대한 기록이라고 여겨서 좋아하나 봐요.




Q: 여행 가서 사진 찍기도 취미라고 하셨는데, 가장 잘 찍은 여행 사진과 함께 사진에 담긴 이야기도 소개해 주세요. 


👩🏻‍🎨선호: 제가 ‘가장 -한’이 들어간 질문을 어려워하나 봐요. 그래도 가장 잘 찍었다고 생각하는 사진을 골라보자면 프라하 여행 사진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을 것 같아요. 당시에 슬로바키아 친구랑 같이 여행 중이었는데 주로 걸어서 이동하는 데다가 여름이라 날씨가 정말 더웠거든요. 심지어 이전에 이미 빈이랑 브라티슬라바를 거쳐서 온 여행이라 엄청 지쳐있었어요. 


아무리 지쳤어도 여행에서 맛있는 음식은 먹여야 하잖아요? 겨우겨우 몸을 이끌고 태국풍 비건 식당에 도착했는데 한국 김치를 샐러드로 소개하며 스타터로 팔더라구요. 너무 신기해서 기분이 좋아지고 있었는데 주문한 음식이랑 와인이 나오자 같이 여행 온 친구가 갑자기 눈에 생기가 돌더라구요. 친구가 맥주랑 와인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그 순간 피로가 다 풀리고 너무 웃겨서 찍은 사진이 있는데 사진 속에 담긴 친구의 표정과 눈빛이 그날을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나게 해줘요.


식당 내부가 어두운 편이고, 지쳐서 수전증도 심해진 상황에 폰으로 막 찍은 사진이라서 기술적으로 잘 찍었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는 사진이에요. 하지만 순간을 기록하는 의미로서 사진을 생각했을 때는 가장 잘 찍은 사진으로 꼽고 싶어요.


Q: 은우 님은 뮤지컬이나 공연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어요. 


🍵은우: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관람했던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설치 무대와 오케스트라, 배우 그리고 관객들까지 모든 것들이 하나로 맞물려서 공연을 완성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그 이후로 문화 콘텐츠 기획에 관심이 생겨 이과에서 문과로 전향했답니다. 


Q: 또 다른 취미로는 필름 카메라로 사진 찍기라고 들었는데 그동안 찍은 사진 중 마음에 드는 사진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은우: 필름카메라를 소장한 지는 오래되지 않아서 사진이 많지는 않지만 그중에서 고르자면, 제주도에서 찍은 사진들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코닥 포트라 160 필름으로 촬영한 사진들인데, 친구가 제게 선물해 준 필름이라 더욱 의미 있는 사진입니다.




그리고 또 제게 나름의 의미가 있는 사진이 있는데, 본점에 처음으로 방문했을 때 찍었던 사진들이에요.




 

2층에서 액자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다가 필름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다시 되감기를 하고 사진을 몇 장 더 찍었는데, 되감기가 잘못되었는지 2층에서 찍은 사진과 마당에서 찍은 사진이 요상하게 합쳐진 사진이 완성되었답니다! ‘오히려 좋아’ 하는 마음으로 아끼는 사진이에요.



Q: 지호 님은 시현하다 입사 전, 미용실 헤어 디자이너로 근무하셨다고 들었어요. 


🧼지호: 원래 남들 꾸며주는 일에 관심이 많았어요! 머리를 땋거나 하는 것도 좋아했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미용 쪽 일을 하게 된 거 같아요! 생각했던 대로 제 적성에 맞았지만 아쉬웠던 점이 있었어요. 저는 무언가를 만들면 나중에 시간이 지났을 때 그 결과물을 다시 보고 싶어질 때가 있는데 헤어는 그러기가 어렵더라고요. 결과물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너무너무 짧다는 점이 늘 아쉬움으로 남았어요. 


그러던 도중 시현하다를 알게 되었고 그곳에서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기록가로서의 일도 비슷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람들을 만나고 상담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방법만 다를 뿐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길로 퇴사를 마음먹고 입사 준비를 하게 됐습니다! 


Q: 지호 님이 추천하는 헤어스타일이 있다면? 

🧼지호: 요즘은 깃털번 스타일이요 ..! 측면이나 반 측면 사진 찍으실 때 하시면 고급스럽고 트렌디한 느낌이 같이 표현이 되어서 너무 이쁜 것 같아요 



Q: 세 분은 앞으로 어떤 기록가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선호: 편안한 기록가로 기억되고 싶어요. 최근에 종영한 <나의 해방일지>에서 마음에 드는 말이 나오더라구요. 사람이 정말 좋아하면 심장이 느리게 뛴다고. 불안하고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긴장감으로 심장이 빨리 뛰는 거지, 좋을 때는 그냥 좋다는 말이 참 와닿았어요. 잘해야 한다는 긴장감도 없이 그저 편안한 분위기를 이끌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기록가가 되어 손님들께 기억되면 좋겠어요.


🍵은우: 저는 향수 같은 기록가로 기억되고 싶어요. 제가 향수를 좋아하기도 하고, 좋은 향을 맡으면 궁금해지고 호감이 가고 그렇잖아요. 제가 남겨드린 기록들을 보고 제가 궁금해져서 찾아오시는 분들이 계셨으면 좋겠어요. 또, 향수는 첫 향과 중간 향, 잔향이 각각 다른 매력이 있어요. 촬영을 위해 맞이하는 만남의 순간에는 첫 향처럼 인상 깊고, 촬영을 진행하고 보정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에는 중간 향처럼 편안하고 자연스러우며, 가지고 돌아가는 기록이 향수의 잔향처럼 길고 은은하게 남아있게, 행복한 기록을 남겨드릴 수 있는 향수 같은 기록가가 되고 싶습니다. 


🧼지호: 오랜만에 만난 친구 같은 기록가요. 자주 만나는 친구는 아니지만 만났을 때 불편함이나 어색함 없이 편하게 찾아오셔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그런 친구 같은 기록가가 되고 싶습니다.


Q: 앞으로 찾아와 주실 손님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선호: 아직 사진이 어색하시더라도, 잘 웃지 못해 걱정이시더라도, 저희가 바라보는 여러분의 모습은 언제나 아름답습니다. 언제든 편안한 마음으로 순간을 기록하러 찾아주세요. 😊


🍵은우: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괜찮은 사람이다.’ 사진을 찍어오면서, 또 이 곳에 손님으로 방문하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문장이에요.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해서, 제가 이곳에서 느꼈던 좋은 감정들을 여러분께 그대로 전해드릴 수 있는 기록가가 되겠습니다! 


🧼지호: 수없이 이곳에 손님으로 방문했던 만큼 이곳을 방문해 주시는 분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이곳에서 느꼈던 행복한 마음들을 그대로 사진에 담아드리고 싶습니다. 




세 기록가에게 ‘기록가’라는 길은 한여름 밤의 꿈처럼 어느 날 불현듯 찾아오지 않았다. 마치 느릿하지만 짙은 흔적을 남기는 얼 그레이 향처럼 천천히, 은은하게 스며들었던 기록가의 꿈은 자연스럽게 세 기록가의 발걸음을 시현하다로 이끌었다. 


이제는 세 기록가의 차례다. 손님으로서 받았던 시현하다의 에너지를 되돌려줄 준비가 된 세 기록가는 다가오는 8월, 각 지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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