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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매거진

엄마, 아빠 사진 찍으러 갈래? 시현하다 레코더즈 (ip:) DATE 2021-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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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Vol.7] 엄마, 아빠 사진 찍으러 갈래?

By 해연 기록가



마지막으로 부모님의 얼굴을 찍어본 게 

언제인지 기억나시나요? 📸 

제 경우에는, 이제는 매일 보는 얼굴은 아니지만 

그래도 항상 그 자리 그대로 계실 것이란 

생각에 카메라로 당신들을 잘 

담아드리지 않게 되는 것 같아요. 

뭐, 쑥스럽다는 이유도 있어요. 

찍는 사람이든, 찍히는 사람이든 말이예요.”



부모님에게 사진 찍으러 가자고 말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아마 많은 부모님이 ‘뭐 하러 그런 걸 찍냐’고 하실 거예요. 이유는 다양할 수 있는데, 아마 쑥스러워서가 가장 크실 겁니다. 내가 매일 마주하고, 제일 오래 봐온 부모님의 익숙한 얼굴이지만 사진을 찍어보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저도 제가 부모님과 닮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정확하게 어디가 어떻게 닮은 것까지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사진을 보고 있으니 ‘눈은 엄마를 닮았고, 입은 아빠를 닮았구나’라는 게 보이더라고요. 

 

아직 자식을 키워 본 적은 없지만 제 부모님을 보면 부모님은 항상 자신보단 자식이 항상 먼저가 되는 것 같아요. “엄마는 뭐가 좋아?”라고 물었을 때 “엄만 다 좋아. 그냥 네가 좋은 거 해~”라는 대답을 들으면 이제는 사라져버린 당신의 취향이 나 때문인 것 같아 미안할 때도 있어요. 

 

이제는 나도 다 컸으니, 부모님 자신에게만 집중하셨으면 좋겠는데, 그거조차 어떻게 하는 건지 잊어버리신 것 같을 때, 저는 좀 많이 속상하더라고요. 속상한데 참, 나에게 쏟으신 정성을 제가 감히 돌려드릴 방법은 또 없는 것 같아요. 그 어떤 걸로 그 마음을 다 갚아낼 수 있겠어요. 




그래서 전 부모님들이 촬영하실 때, 자녀분들은 함께 계시지 않으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부모님 홀로 사진 속 자신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그동안 잊고 살았던 자신에 대해 찬찬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드리는 것도 괜찮잖아요? 


사진을 찍는 동안은 ‘시간이 참 빠르구나, 젊었을 때의 모습이 있긴 있네’, ‘우리 애가 아닌 내가 좋아하는 나의 모습은 이런 모습이구나’ 등의 생각에 잠겨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사진을 찍으면 주름이 참 잘 보여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원본은 내가 아니니까요. 눈가의 주름을 단순한 세월의 흔적이 아니라, 치열하고 멋있게 살아온 당신에게 시간이 준 선물이라고 생각하시면 더 좋을 거예요. 


그래도 혼자는 너무 쑥스러우시다면, 함께 나란히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얼굴을 눈에 꼭꼭 새겨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거예요. 아까도 말했지만 매일 마주하는 얼굴일수록 오히려 서로를 자세히 바라볼 시간이 없을 수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한 번쯤은 이렇게라도 함께 해보는 거죠.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해 보셨다면, 함께 ‘우리’의 순간을 남겨보는 것도 정말 오랫동안 남을 인생의 소중한 한 자락이 될 거예요. 우리가 누군가와 함께할 때 나오는 미소와 분위기는 있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따뜻하고, 괜히 더 보고 싶은 그런 모습이거든요.



엄마랑 나, 아빠랑 나.


사진을 찍으러 오신 부모님들 중 꽤 많은 분이 자식 자랑을 굉장히 돌려서 많이 하고 가세요. ‘난 하나도 몰랐는데, 얘가 이렇게 서프라이즈로 준비했다, 귀찮아 죽겠다.’라고 말씀하시지만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으시더라고요. 물론 아버지들보단 어머니들이 자랑을 조금 더 하시긴 해요! 


부모님들이 말은 귀찮다, 귀찮다 하셔도 사실 하나도 귀찮지 않으실거예요. 오히려 우리 딸, 아들이 언제 다 커서 이런 기특한 일도 다 하게 되었냐고 그렇게 생각하시지 않을까요? 


잘은 모르지만, 제가 잠시 얘기를 나눈 부모님들은 거의 다 그러셨어요. 얘가 언제 이렇게 컸는지 모르겠다며 고맙다고 하시는데 사진이 고마운 건지, 자식이 잘 커 줘서 고마우신 건까지는 여쭤보지 않았어요. 아마 복합적일 것 같아요.


엄마, 아빠, 그리고 나까지 다 함께 하는 이런 순간도 좋아요. 한 분하고만 데이트하면, 다른 분이 삐지실 수도 있으니까요. 촬영하며 항상 느끼는 건, 사진 찍으러 가자고 했을 때 한 번에 알겠다고, 가자고 하는 부모님들은 정말 많이 안 계신 것 같아요.



살짝 귀찮아하시는 것 같긴 하지만, 사실 부모님은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기가 쑥스러우신 거예요. 조금 억지를 부리더라도, 꼭 이렇게 함께 하는 순간을 한번 남겨보세요. 내가 정말 힘들 때마다 꺼내 볼 수 있는, 힘을 주는 부적 같은 기록이 될 거예요. 


가족사진을 찍는 일이 참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다 같이 시간 맞춰 나오는 것도 그렇고, 손을 잡고 팔짱을 끼고, 서로 바라보며 웃는 것도 그렇고, 생각보다 되게 쑥스러운 일이거든요. 하지만 그 쑥스러움을 잠시만 이겨내면, 그 순간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어요. 


그래서인지 시현하다 투게더를 찍을 때 제가 제일 많이 하는 말 중 하나는, ‘이런 거 지금 찍지 또 언제 찍어요~’입니다. 사실 그렇잖아요, 세상에 영원한 건 없으니까요. 지금 이렇게 함께할 수 있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사실 다들 마음속으로는 알고 있을거예요. 참 오글거리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하기는 민망하지만, 그래도 표정에서는 다 드러나거든요. 신기한 일이에요. 




지금 온전히 나의 순간을 위한 기록도 좋지만,

시현하다 투게더에서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순간을 남겨 보는건 어떨까요? 

기억에 남는 가족사진이 있다면 

오늘의 기록에서 함께 나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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