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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하플리 이지언 대표 시현하다 레코더즈 DATE 2024-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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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하플리 이지언 대표

By 민후 에디터


 

우리나라의 고유 명절 중 하나인 설날이 다가왔어요. 이날만큼은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온 가족이 모여 서로 덕담을 주고받으며 정겨운 시간을 보내실 텐데요. 요즘들어 설빔으로 한복을 입었던 예전과 다르게 점점 한복을 입지 않고 명절을 지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해요.


한복은 우리나라 전통 의상으로서 그 자체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일상복으로 착용하기 불편하고, 관리하기 까다롭기 때문에 한복을 찾는 분들이 감소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문제점은 우리나라의 전통을 살리기 위해 꼭 풀어야 할 큰 숙제라고 생각하는데요.


오늘 설날을 맞이해 매거진에서 만난 이지언 대표님도 이러한 숙제를 해결하고자 기존의 한복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깼다고 하는데요. 현대적이면서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한복을 재해석해 본인만의 아이덴티티가 담긴 한복 브랜드 ‘하플리’를 8년 넘게 운영하면서 다양한 디자인의 한복을 선보여 왔다고 합니다. 전통을 알리고, 일상 속의 한복을 재해석한 이지언 대표님과의 이야기를 지금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반갑습니다, 저는 패션 브랜드 ‘하플리’의 창업가이자 패션 디자이너인 이지언이라고 합니다. 



한복에 관심을 가지시게 된 계기가 우연히 블로그에서 본 한복 사진에 반해서였다고 들었어요. 관심을 넘어서 디자이너로서의 길을 걷게 되신 계기가 있으실까요?


2013년도 즈음에 인터넷에서 본 한복 사진이 너무 예뻐서 관심을 갖고 좋아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2년이 지난 후 ‘졸업을 하기 전에 좋아하는 일을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하플리’라는 이름의 한복 편집샵을 오픈했어요. 그렇게 2년 동안 운영을 하면서 스스로 한계를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패션 분야나 한복 분야에 대한 지식이 많았던 것도 아니고, 지금처럼 한복 브랜드가 많지 않아서 시장도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안하고 심적으로도 부담감이 컸었거든요. 결국 저의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 끝에 우리나라의 전통을 지키고 널리 알리기 위해 한복이라는 의상을 제 업으로 삼아야겠다는 결심을 내리게 되었죠.


그렇게 2017년부터 편집샵에 그쳤던 ‘하플리’를 한복 디자인을 하는 브랜드로 바꾸게 되면서 디자이너로서의 길을 걷게 되었어요.



편집샵부터 시작해 고유의 디자인이 담긴 한복을 만들어내는 ‘하플리’의 디자이너이시자 대표님이세요. 하플리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하플리(Happly)’라는 이름은 한복(Hanbok)과 국가의 유산, 전통(Heritage)을 뜻하는 영어의 앞글자인 ‘H’와 적용하자는 뜻인 ‘Apply’의 합성어예요. 전통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우리나라 고유의 미와 멋을 현대에 적용해서 동시대적인 흐름과 실용성을 반영하는 한복 디자인을 전개하는 브랜드랍니다.


이와 동시에 지금까지 하플리의 디자인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단순히 ‘한복’이라고 말하기엔, ‘한복을 동시대적으로 해석하는’ 저희 디자인을 설명하기 부족하다고 느껴왔거든요. 그래서 최근에 저희는 ‘한복코어’라는 단어를 만들어 냈어요.


발레복을 일상복에 접목한 ‘발레코어’처럼 '한복'이란 단어와 노멀과 철저함을 더해 일상적이면서도 특별한 스타일을 뜻하는 ‘놈코어’를 더해 한복과 현대복의 경계를 없애고, 저희 ‘하플리’의 철학을 반영한 디자인 스타일을 ‘한복코어’라는 단어를 통해 설명하고 있답니다.




사실 2018년도에 시현하다와 함께 협업을 했던 경험이 있었어요. 시현 감독님과 함께 ‘한국의 초상’이라는 주제로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변화된 한복의 모습을 담아내는 작업을 했었답니다. 그리고 2020년도에는 대한민국 패션대전에서 ‘산업통상부 장관상’을 수상을 받고, 2021년도에는 포브스 코리아 뷰티 패션 분야 리더로 선정되었답니다.


뿐만 아니라 2021년에 ‘동북아역사재단’과 협업해 독도 뮤직비디오 의상 감독으로 참여를 했었고, 2022년부터 2023년까지 한류 협업 콘텐츠 기획 개발에 참여해 김연아 님과 수지 님을 모티브로 한 한복 디자인을 제작해 왔습니다.



사실 이지언 대표님은 디자인, 패션 전공을 하지 않으신 비전공자라고 들었어요. 이로 인해 디자이너의 길을 시작하기에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처음에는 옷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전혀 몰랐어요. 단순히 ‘옷을 내가 디자인 해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막상 부딪혀보니 제가 얻을 수 있는 정보도 적었죠. 뿐만 아니라 주변 지인분들을 통해 디자이너 선생님을 만나도 배우는 것에도 한계가 있었어요. 


그래서 인터넷을 통해 옷을 디자인하는 법, 만드는 법 등 검색해서 알아낼 수 있는 것들을 모두 알아내고, 리스트업을 따로 한 뒤에 온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샘플을 구하러 다니곤 했죠. 하지만 제가 실제 디자이너도 아니고, 전문가도 아니기 때문에 거절도 많이 받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 포기하지 않았어요. 계속해서 음료수도 챙겨드리면서 대화를 시도하고, 궁금한 것도 재차 물어보면서 현장에서 많이 배우려고 노력했죠. 그렇게 대화한 내용을 녹음하고, 녹화하고, 집으로 돌아가서 다시 확인하고, 또 모르는 것이 있으면 책도 사서 참고하면서 쉬지 않고 공부했어요. 


지금에서야 저를 소개할 때 ‘디자이너’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예전에는 저 스스로를 ‘디자이너’라고 생각하지 않고 겸손하게, 배우는 사람으로서 열심히 노력해왔던 것 같아요.




비전공자이심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하플리를 만들어 내기까지 수많은 인내와 노력이 담겨져 있었던 것 같아요. 그만큼 한복을 사랑하고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도 생각이 드는데요. 그렇다면 평소 한복을 디자인하실 때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사실 제가 비전공자이다 보니 더 악착같이 노력했던 것 같아요. 예전에는 옛날 한복 자료를 참고해서 영감을 많이 얻곤 했지만, 지금은 현재의 패션 트렌드를 통해 영감을 얻고 있어요. 트렌드가 되는 패션 주제를 이사님과 함께 디깅을 하면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지 정리를 해요. 그리고 한국적인 자료나 전통과 관련된 자료를 아카이빙 해두고 제가 그 때 그 때 느꼈던 생각이나 가치관들을 키워딩해서 살을 붙여나가는 식으로 디자인을 하고 있죠.


2021년도에 사업이나 일에 대한 방황을 많이 했었어요. 그래서 방황을 멈추고 이 브랜드가 저에게 있어 어떤 브랜드인지 보여주기 위해 저를 ‘하플리’에 반영하고 더 빛나고 싶다는 의미로 리플렉션(Reflection)이라는 컨셉으로 디자인 기획을 진행했죠. 그 당시에 컨셉에 부합할 수 있도록 ‘자개’를 활용한 패키징을 선보였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2022년도에는 다양한 요소가 조화로우면서 아름다운 ‘단청’을 컨셉으로 디자인 작업을 진행했죠.




그리고 2023년에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유럽 전역에 성행했던 예술 사조인 ‘아르누보’를 참고해서 디자인 컨셉 방향을 정했어요. 아르누보는 보여지는 미적 아름다움이 중요한만큼 ‘실용성’을 강조한 운동이에요. 저희 ‘하플리’도 이와 마찬가지로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가지면서 또 많은 분들이 한복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조선 아르누보’라는 이름의 컨셉을 정했답니다. 해당 컨셉을 바탕으로 최근에 뉴욕 타임스퀘어에 등장하신 배우 ‘수지’님의 의상을 디자인했죠.



앞서 말씀 주신 것과 같이 최근 2023 한복 웨이브를 통해 배우 ‘수지’님을 모델로 한복을 디자인하셨어요. 사실 이 외에도 유재석 님, 송가희 님, 선미 님까지 정말 다양한 분들께서 ‘하플리’의 의상을 착용했는데요. 이렇게 한복을 디자인하실 때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요소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현재까지 한복 고유의 아름다움과 일상복의 편안함을 결합한 디자인을 해오고 있어요. 동시에 디자인을 할 때마다 입으실 분이 우리가 만든 옷을 착용하시면서 편하고 실용적인 느낌을 가질 수 있는지 생각을 하곤 해요.




사실 한복도 편안한 옷 중에 하나예요. 양장의 경우에는 정해져 있는 형태에 사람이 들어가는 느낌이라면 한복은 ‘평면재단’ 덕분에 자유자재로 옷을 두르고 조여 입는 사람의 스타일과 몸매에 맞춰 연출할 수 있는 유연한 옷이에요. 그래서 한복이 다른 의상보다도 입는 사람에 맞춰서 플렉서블하게 움직여질 수 있는 변화가 많은 옷이라고 생각해요. 이러한 한복의 특징을 살려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허리 부분에도 밴드나 끈을 넣어 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는 디테일을 넣는 등의 가변적이고 유연한 요소까지 많이 생각해요. 




사실 ‘이지언’ 대표님께서 저희 시현하다에 매해마다 찾아와주셨어요. 이렇게 매해마다 기록을 남기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2018년도에 시현 감독님과 함께 협업을 하게 되면서 ‘시현하다’의 아이덴티티가 저희 ‘하플리’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감독님과 그 당시 대화를 나누었을 때 ‘시현하다’도 증명 사진이라는 모두가 알고 있는 소재를 새롭게 정의했고, 저희 ‘하플리’도 모두가 알고 있는 한복이라는 소재를 새롭게 정의한 브랜드잖아요. 그 이후에 ‘시현하다’ 브랜드에 관심이 많이 생기기 시작했죠.


저희가 패션위크나 바이어 상담을 해야 할 때 디자이너 프로필을 새롭게 제출해야 하는데요. 협업 때의 인연을 시작으로 ‘시현하다’에 대한 신뢰도가 무척 높았기 때문에 앞서 언급했던 상황이 올 때마다 ‘시현하다’를 방문해 사진 촬영을 해왔죠. 



‘이지언’ 대표님께서 그 당시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처럼, 한복 또한 우리나라 과거의 기록 중 하나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하플리’에서 만드는 의상은 이 시대에 어떤 의미로 기록되길 바라시는지 궁금합니다.


한복은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등 우리나라가 수많은 시기를 거쳐오면서 한국의 헤리티지와 아이덴티티가 정성스레 묻어 있는 옷이라고 생각해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현대에 이르러서 저희 ‘하플리’는 한복을 가장 동시대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의 패션 트렌드와 사람들이 원하는 부분들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어요.


이렇게 만든 저희 ‘하플리’ 옷들이 먼 훗날 참고자료에서 2020년대 한복의 모습으로 기록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어요. 시대적인 배경까지 함께 설명할 수 있는 옷이 좋은 옷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그러한 의미의 의상으로 후대에 기록되기를 희망합니다.




하플리의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올해에는 한복의 정의를 다시 생각하고, ‘한복코어'룩을 더욱더 연구하고 사람들에게 전파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고,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고 우리나라를 본격적으로 알리기 위해 해외로 진출하고자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역사 속의 한복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하플리’와 인물의 초상이 담긴 증명사진을 역사로 기록하는 하나의 문화로 재해석한 ‘시현하다’의 가치관이 서로 유사하다고 느껴져 매우 인상 깊었는데요. 앞으로도 ‘하플리’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이 담긴 ‘한복코어’룩이 빛나길 바라며 ‘하플리’의 행보를 ‘레코더즈’가 계속해서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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