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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김재우&조유리 부부 시현하다 레코더즈 DATE 202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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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ERVIEW 김재우&조유리 부부

By 인혁 에디터

신혼 애송이 시절을 지나, 어느덧 결혼 11년 차를 맞이했지만 이 부부의 사랑법은 여전하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의 온도는 변함없이 따사롭고,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입가에는 미소가 잔뜩 묻어있다. 


인생의 4분의 1 정도 즈음을 함께한 둘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서로를 무척이나 닮아가는 중이라고 했다. 얼굴도, 말투도, 심지어 냄새까지도. 장르로 치자면 ‘요절복통’이나 ‘좌충우돌’ 등의 수식어가 어울리는, 한 편의 코미디 영화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두 부부의 어느 영화 같은 날에서. 





지난 3월에 어느덧 열한 번째 결혼기념일을 맞이했어요. 어떤 하루를 보냈나요?

 

재우: 당시 저희 집이 인테리어를 하고 있어서 장모님 댁에서 묵고 있었거든요. 장모님 댁 뒤에 산이 있어서 산도 타고, 집에 와서는 연어 스테이크를 해 먹었죠. 


벌써 십 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두 분이 처음 만난 순간은 어제의 기억처럼 생생할 것 같아요. 


재우: 저희의 첫 만남은 2010년 남아공이었어요. 아내를 처음 보자마자 ‘무슨 일이 일어나겠구나’라는 건 예상을 했어요. 내가 저 사람과 결혼하겠다는 느낌이 한 번에 왔거든요. 그때 같이 있던 동료 개그맨들에게도 ‘나 저 여자랑 뭔가 결혼할 것 같아’라는 말을 하면서, 첫 만남부터 여자친구가 아닌 결혼 상대자로 느껴졌네요. 


유리 님도 같은 마음이셨나요?


유리: 처음에는 사실 확신을 크게 느끼진 못 했었어요. 그런데 첫 데이트 이후, ‘나 이 사람이랑 결혼해도 행복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이후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결혼해 있더라고요. (웃음) 



10년이 지나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잖아요. 결혼 후 10년이 지난 지금,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나요? 


재우: 얼굴이요. 시술이나 수술 때문은 아니고, 결혼하면 가장 오래 시간을 보내는 사람의 표정을 자기도 모르게 따라 하게 되거든요. 주위에서 ‘제수 씨 말투를 쓴다, 제수 씨처럼 웃는다’ 이런 얘기를 되게 많이 들었어요. 마음가짐도 조금 유해지고, 여유 있어진 것 같고요. 


유리: 처음에 저는 남편은 저를 보호해 주고, 지켜주는 상대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점점 살다 보니까 저 역시 남편을 지켜줄 수 있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예전에는 내가 이 사람에게 기대고 싶었다면, 요즘에는 이 사람이 나에게 좀 더 기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재우: 많이 변했구만. 또 제가 원래 말을 두서없이 막하는 스타일이었거든요. 그런데 아내를 만나고 나서 친구들이 ‘너 말을 왜 이렇게 부드럽게 하냐, 오글거린다’고 할 때가 있어요. 그런 모습을 보면 아내의 모습을 제가 어느 정도 가져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유리: 가끔 사진 찍으면 서로의 표정이 보여요. 이 사람이 내 얼굴을 하고 있고, 또 내 얼굴이 이 사람의 개구진 얼굴을 하고 있고. 말투도 점점 비슷해지고요.


말투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요즘 서로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다면요? 


재우: ‘유리야, 나 뭐 좀 도와줘’. 제가 최근에 팔을 다쳤다 보니 요즘에는 이 말을 진짜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유리: 오빠는 ‘도와달라’는 말을 많이 하고, 저는 빨리 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그거 하지 마’라는 말을 많이 해요. 


재우: 이게 웃긴 게 뭐냐면, 사실 유리가 없어도 어떻게든 하려면 할 수 있는 일이거든요. 그런데 은근히 다친 팔을 빌미로 아내에게 도움을 많이 요청하게 되더라고요. 



항상 두 분의 유쾌한 결혼생활을 보면 저도 괜스레 미소를 짓게 돼요. 가장 최근에 상대방 덕분에 웃었던 적은 언제예요? 


유리: 시현하다 촬영했을 때. 제가 사진을 찍을 때 조금 얼거든요. 그런데 오빠가 재미있게 해주니까 저도 모르게 자연스러운 찐 웃음이 나온 것 같아요. (웃음)


재우: 사실 저희 둘이 좀 많이 웃는 편이에요. 둘이 있으면 친구같이 재밌고, 장난도 심하게 칠 때도 있고, 또 그것 때문에 삐쳐서 싸우기도 엄청 싸웠고… 상대방 덕분에 웃는 일은 자주 있는 것 같아요. 


이런 두 분도 싸울 때가 있나요?


재우: 그럼요.


유리: 그렇죠.


재우: 결혼 10년 차가 넘어가다 보니까 고집이 조금 세졌어요. 신혼 애송이 시절에는 서로를 이해해 주고, 서로의 말이 맞다고 넘어갔던 것들이 이제 시간이 지나니까 고집들을 부리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자기 고집을 꺾지 못해서 요즘에 싸울 때가 자주 있더라고요. 


그렇다면 11년 차 부부만의 특별한 화해법이 있을까요?


유리: 화해는 하루를 넘기지 말자.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화해하기가 더 어렵더라고요. 사실 남편이 아직도 이해가 안 될 때가 있어요. 남편도 저의 고집을 이해 못 할 때가 있고요. 그러다 보니 이해하려는 게 아니라, 받아들이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저의 불만을 이야기하고, 상대방의 불만을 듣고. 이해가 가지 않더라도 이런 면 역시 이 사람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려고 해요. 



주로 대화를 통해 해결하시는 스타일이네요.


재우: 얘기를 정말 많이 해요. 제가 친구가 많이 없는 편인데, 그중에 가장 친한 친구가 아내거든요. 하찮은 대화부터, 진지한 대화까지 정말 많이 대화를 하는 편이에요.


대화를 많이 한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나는 상대방의 이것까지 안다’ 할 정도로 나만 아는 상대방의 비밀이 있다면요? 


유리: 저는 있어요. 오빠의 방귀 냄새까지 안다! 엄청 특이하거든요. 한 번은 같이 미국 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속이 안 좋아서 마트 같은 곳에서 신랑이 방귀를 뀐 거예요. 말을 안 했는데도 방귀 냄새가 누가 맡아도 우리 신랑이었어요. 하필 지나가는 외국인 여성분이 그 냄새를 맡았는데, 리액션이 저희랑 다르더라고요. 


재우: 그런데 아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하나 있어요. 원래 부부는 먹는 게 같잖아요.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판단은 독자분들의 몫이니까요. (웃음) 두 분이 결혼하길 잘했다고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어요?

 

유리: 저는 되게 재미없는 사람이었거든요. 친구들과 다 함께 모이는 자리에서도 주로 듣기만 하고. 아마 제 친구들도 제가 재밌다고 말하면 아무도 공감을 안 할 거예요. 그런데 이 사람을 만나고 재밌는 거예요. 매일 매일이 재밌고, 또 저도 재밌는 사람이 되는 것 같고. 


재우: 내가 외롭지 않구나 싶을 때. 외로움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옆에 나를 지켜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생각이 들면 결혼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힘든 일이 있어도 유리가 있으니까 무섭지 않을 때가 있거든요. 


또 반대로 너무 행복할 때. 나 혼자 행복하기 아까운데 옆에 같이 행복해 줄 사람이 있잖아요. 그럴 때 결혼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행복을 나눠주고 싶은 사람이 있을 때.

 

유리: 역시 로맨티스트네 (웃음) 



두 분의 결혼생활을 SNS에서도 풀어내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어요. 


재우: 한 6개월 정도였을까? 마치 누가 제 인생을 몰래카메라라도 하는 것처럼 어느 순간 모든 일이 끊긴 적이 있어요. 한 달, 두 달, 6개월이 넘게 지속되니까 ‘내가 개그맨으로서 재미가 없나?’라는 생각보다 ‘사람들이 나를 잊었구나’라는 공포가 엄청 컸거든요. 그렇게 방황을 하고 있던 시기에 아내가 그러더라고요. ‘오빠, 이왕 이렇게 된 거 불안해하지 말고 오빠가 하고 싶은 걸 한 번 해봐.’ 


제가 그 당시 가장 하고 싶었던 건 ‘여행’이었거든요. 그때부터 아내가 ‘나는 직장을 다니고 있으니까, 오빠 혼자라도 여행을 한 번 다녀봐라’고 말해줬죠. 그래서 경상도, 전라도, 제주도 등등 안 간 데 없이 혼자 여행을 다녔어요. 그렇게 전국 방방곡곡을 찍으면서, 아내와 같이 영상 편지를 주고받듯이 SNS를 시작하게 됐죠. 제 인생에 있어 몇 안 되는 위기의 순간들 중 하나였는데, 아내의 관심 덕분에 SNS를 시작하게 됐고 위기를 기회로 반전하게 된 것 같아요. 


당시 유리 님은 어떤 마음으로 그런 활동들을 권하셨는지도 궁금해요. 


유리: 사실 제가 회사를 다니고 있다 보니까 신랑이 일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어요. 이 사람이 일을 못해도, 내가 일을 하고 있으니까. 그리고 꼭 남편이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도 없었어요. 그래서 오빠가 일을 하고 못하고보다도, 정신적으로 불안해하고 두려워하는 것들을 여행으로 풀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전까지는 혼자 여행을 가 본 적도 없다고 하더라고요. 한번 여행을 가서 새로운 걸 많이 보면 시각이 달라질 거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가방을 메고 훌쩍 떠나더라고요. 그러면서 인스타그램에 자기가 오늘 어디를 갔는지 올려줬는데, 나중에는 마치 둘만의 일기장 같은 공간이 되었어요. 그러다 점점 많은 분들이 보시면서 좋아해 주시고, 저와 남편이 같이 어떤 활동을 하는 것도 좋아해 주셨고요. 어떤 의도를 가지고 해보라고 했던 건 아니었는데, 어떻게 보면 전화위복이 됐죠. 


지금까지는 주로 유쾌하고 코믹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셨는데, 앞으로 두 분이 그리는 결혼 생활은 어떤 모습일까요?

 

재우: 영화 장르로 따지면 로맨틱 코미디도 아니고, 박장대소 코미디 같은 거 있잖아요. 좌충우돌, 우당탕탕, 박장대소 코미디.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지금도 둘이 재밌게 살고 있으니까, 욕심이 있다면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재밌게 살고 싶다는 거? 


유리: 영원한 건 없다고, 우리의 사이가 미래에도 좋을지 안 좋을지는 사실 모르잖아요. 그런데 지금 결혼한 지는 11년이 됐고, 만난 지는 13년이 됐는데 아직까지 한 번도 ‘이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구나’라고 의심한 적이 없거든요. 그래서 앞으로의 결혼 생활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게 저의 작은 희망이에요. 




재우 님에게 유리 님이란, 또 유리 님에게 재우 님이란 어떤 존재예요?

 

재우: 가장 친한 절친. 어떨 때는 여자친구 같고, 어떨 때는 정말 선생님 같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최고의 빌런이기도 하고. ‘나에게 아내는 무엇이다’라고 정의하기가 너무 넓어요. 아주 복합적인 존재. 그런 존재인 것 같아요. 


유리: 결혼하기 전에는 듬직한 오빠 같았다면 결혼 후에는 동갑쟁이 친구 같고, 나중에는 점점 말 안 듣는 아들 같고 그래요. 제가 좋아하는 노래의 가사이기도 한데, 저에게는 되게 소중한 어린아이 같은 존재예요. 제가 지켜주고 싶고, 행복을 많이 주고 싶고, 많이 웃어주면 좋겠는 존재죠. 


그렇다면 상대방이 없는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본 적이 있나요?


재우: 사실 며칠 전에도 아내랑 그런 이야기를 했거든요. ‘당신이 없었으면 만약 내가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까?’ 그런데 저는 확신해요. 아내가 저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아마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사랑받으면서 살았을 거예요. 어디에 가도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이니까. 


반대로 제가 아내를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처럼 이렇게 재밌고, 행복하고, 잘 살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은 아직도 들어요. 


유리: ‘상대방이 없는 나’를 생각 한 적은 사실 많지 않아요. 그런데 이 사람한테 너무 화가 났을 때, ‘만약 이 사람이 없었다면 나는 많이 행복했을까?’라는 생각은 가끔 하게 돼요. 한 번은 신랑 때문에 화가 난 적이 있는데, 화가 난 상태에서 울다가 잠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웃긴 게 마침 신랑이 없어지는 꿈을 꿨어요. 그 꿈을 꾸고 나서, 딱 눈을 떠서 신랑이 옆에 누워 있는 모습을 봤는데 너무 다행이고 되게 소중한 거예요. 분명 아까 전까지만 해도 화가 났었는데, 바로 화가 풀리더라고요. 이 사람이 없었으면 내가 되게 많이 힘들고, 무섭고, 불행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늘 인스타그램에서 신혼 애송이들을 위한 조언을 남기고 계시잖아요? 오늘도 11년차 부부로서 한 마디 부탁드려요. 


재우: 결혼 전 아내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무조건 ‘골고루’라고 대답해요. 


유리: 저는 현실적으로 얘기를 하면, 대화하는 걸 포기하지 마라. 또 사진을 많이 찍어라. 굳이 시현하다가 아니더라도 매 순간을 사진으로 기록해 놓으면 대화를 많이 할 수 있는 주제가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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