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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정가애 작가 시현하다 레코더즈 (ip:) DATE 202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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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정가애 작가

By 민후 에디터



이 글을 읽으시는 대부분의 독자분들 모두 어린 시절 색종이와 가위, 풀을 가지고 하나하나 오려가며 스케치북에 붙여본 경험이 있으실 텐데요. 이러한 어린 시절의 경험 덕분인지 색종이는 왠지 모르게 동심을 자극하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요소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 같아요.


오늘 매거진을 통해 소개해 드릴 가애 작가님도 색종이를 적극 활용하면서 어린아이들의 동심을 지키고 호기심을 키우는 것과 동시에 본인만의 세계관을 확장해나가고 있는데요. 색종이로부터 탄생한 문어, 공룡, 고래와 같은 다양한 동물부터 다채로운 패턴까지 모두 자르고 붙이고 그리며 형형색색의 작품으로 표현해내고 있답니다.


뿐만 아니라 아이에 대한 사랑을 담아 만든 그림책 ‘내 사랑 티라노’와 ‘방긋, 안녕!’, ‘고 와일드: 동물 카드’를 출판했는데요. 최근에는 ‘2024 서울리빙디자인페어’의 키비주얼 작가로서 작가님만의 독보적인 디자인을 선보였다고 합니다. 색종이를 활용해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디자인 세계를 기록해 나가는 가애 작가님과의 이야기를 지금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자르고 붙이고 그리고 마음을 간지럽히는 것들을 만드는 그림 작가 가애 입니다.  



자르고 붙이고 그리고 마음을 간지럽히는 것들을 만드는 그림 작가라고 소개해 주셨어요.

 

마음에 아주 작은 파동을 일으키는 것들, 너무나 작고 사소해서 별거 아니라고 느껴질 만한 것들에 삶을 지탱하는 힘이 있다고 믿어요. 아이를 바라보며 자연스레 짓게 되는 미소나 시멘트를 뚫고 자란 이름 모를 작은 들꽃, 누군가로부터 건네받은 힘내라고 적힌 작은 쪽지 같은 것들 말이죠.


그런 사소하고 귀여운 요소들을 삶에 도토리처럼 많이 모아둘수록 크고 힘센 파도가 어느 날 갑자기 밀려와도 충분히 버텨낼 힘이 생긴다고 생각해요. 그림이라는 것이 대단한 쓸모가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하지만 제 그림이나 제가 만들어내는 것들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마음을 간지럽히는 작은 파동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런 바람을 담아 늘 저를 그렇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가위와 색종이를 활용해서 페이퍼 콜라주 작업을 해오고 계세요. 이렇게 색종이를 가지고 작업을 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잠든 아이 옆에서 거창하지 않게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마트에서 색종이와 가위를 사 오게 되었어요. 색종이는 아이가 깨어있을 때도 같이 놀만한 훌륭한 재료이기도 했고요. 그렇게 놀이 삼아 해오던 작업이었는데 작업을 할수록 저에게 꼭 맞는 옷을 찾은 듯 편안한 작업 방식을 찾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단순하고 선명한 색의 색종이들 그리고 가위가 만들어내는 뚜렷한 선들이 제 개성을 드러내기에 좋은 작업 방식인 것 같았습니다.



현재 수많은 디자이너 분들께서 컴퓨터, 태블릿을 통해 작업을 하고 계신데요. 작가님께서는 직접 가위로 자르고, 붙이는 등 수작업 중심의 작업을 하고 계세요. 전자기기를 활용하는 것에 비해 작업량이 많을 것 같은데요. 두 방식의 작업에 차이가 많이 있나요?


사실 저에게는 별 차이가 없어요. 다만 수작업이 시간과 공간을 더 많이 차지하는 작업일 뿐입니다. 반드시 수작업이야 한다 디지털 작업이어야 한다고 고집하기 이전에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어떤 모습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외주작업의 경우 대부분 짧은 일정으로 마감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정이 용이해야 하고 일정상 빠르게 작업해야 해서 디지털 작업으로 진행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외주 작업의 경우 수작업으로 진행하더라도 디지털화 작업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수작업에 엄청나게 완성도를 낼 필요가 없죠.


사실 때에 따라 다르게 그리고 있지만 수작업과 디지털 작업은 매체만 다를 뿐 전반적인 작업과정은 같아요. 수작업에서 원하는 모양을 잘라내고 여러 요소들을 조합해서 붙여나가는 과정을 디지털에서는 포토샵으로 진행할 뿐이에요.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작품들을 다수 만들어 오셨어요. 다양한 디자인 작업 중에서도 특히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작업을 하시게 된 계기도 궁금해요.


처음에 그림을 업으로 삼고 살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가장 하고 싶었던 작업이 그림책이었어요. 세상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그림책들이 많이 있고 문학적으로는 물론 그림 자체만으로도 예술적 가치가 높은 그림책들 또한 많이 있죠. 그런 아름다운 것들을 누구나 소장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나만의 이야기가 쌓이고 나만의 그림체가 갖춰줬을 때 나만의 그림책을 꼭 만들자는 꿈을 가슴에 품고 오랫동안 아이들 책에 다양한 작업들을 해왔습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콜라주 노트를 11번째까지 완성하신 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정말 다양한 작품들이 눈에 띄었는데요. 이런 작품의 영감은 어디서 얻으시나요?


콜라주 노트 시리즈는 댄서들이 춤을 추기 이전에 스트레칭으로 춤을 시작하는 것처럼 운동선수들이 필드에서 뛰기 위해 단순하게 반복하는 루틴이 있는 것처럼 진행하는 작업이에요.


사실은 거의 생각을 비운 채로 작업을 하는 편이에요. 콜라주 작업을 몰두해서 하다 보면 어떤 리듬감 같은 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요, 그 리듬감을 잊지 않기 위해서 틈틈이 노트를 채웁니다.


시작은 한 조각, 한 가지 색으로 시작해서 끝났다고 느껴질 때까지 화면을 채웁니다. 영감이 어디서 오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답변이 잘 생각이 나지 않는데요, 그냥 좋아하는 것들을 하는 것 같아요. 영감을 찾고 얻는다기보다는 좋아하는 이미지, 좋아하는 느낌을 끊임없이 찾아간다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아요.




가애 작가님의 지난 인터뷰 내용 중 '단순화된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저에게 컬러는 점점 더 중요한 요소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라고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으셨어요. 저희 시현하다도 '누구나 고유의 색이 있다'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있는 만큼 컬러를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여기고 있는데요. 작업을 하시는데에 있어 요소에 어떤 색깔을 활용할지에 대한 기준이 따로 있으신가요?


색은 가장 직감적으로 감상자에게 그림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전달하는 방식이에요. 주로 색을 선택할 때 그리고자 하는 대상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이미지를 벗어나서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거기서 즐거움이 시작되는 것 같아요. 코끼리는 회색, 하늘을 파란색, 풀은 초록색, 이런 정형화된 이미지의 틀에서만 벗어나도 작품은 훨씬 풍부해질 수 있답니다.


틀에서 벗어나 보자는 생각 다음으로 색을 고르는 기준은 거의 백 프로 감각에 의존하는 영역인 것 같습니다. 색을 가지고 노는 게 저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인데요. 그러고 보면 시현하다 하면 저 역시 색이 떠오르네요. 저에게서 어떤 고유의 색을 보시게 될지 궁금해요. 




21년도에 <방긋, 안녕!>을 출판하시고, 최근에도 <내 사랑 티라노>를 출판하셨어요. 특히 가애 작가님의 일러스트 작품이 돋보여서 매우 흥미로운 그림책으로 느껴졌는데요. 이와 같이 책을 쓰시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21년부터 한 권씩 나오게 된 책들은 모두 아들을 키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것들이었어요. 오랫동안 나만의 그림책을 만들고 싶었는데 엄마가 돼서야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것 같았죠. 그게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고 진짜 내 이야기니까 더 그림과 글에 힘이 실리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타고난 이야기꾼은 아니에요. 정말 웃겼던 일도 사람들에게 전달하다 보면 참 재미없게도 말한다 느낄 때가 많습니다. 좋아하는 그림책들도 서사 중심이 아닌 그림이 중심인 책들이 더 많고요. 그래서 그림이 책을 이끌어가는 그런 그림책들을 앞으로도 만들고 싶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분간은 아이의 흥미를 제가 따라보는 과정에서 책을 만들게 될 것 같기는 하네요. 




책을 출간해오신 것은 물론, 전시도 다양하게 진행해오신 걸로 알고 있어요. 모두 소중하고 특별한 순간들이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 일화가 있으실까요?


작년에 출간된 <내 사랑 티라노>가 스페인어로 번역돼서 출간되었는데요. 그동안 많은 작업을 해왔지만 제가 쓰고 그린 책이 다른 언어로 나오게 된 경험은 처음이라 너무나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앞으로 저만의 이야기를 계속 해나갈 충분한 이유가 돼준 것 같아서 힘이 되는 경험이었어요. 




최근 서울리빙디자인페어의 키비주얼 작가로 선정되셨어요. 가애 작가님께서 생각하신 서울리빙디자인페어의 디자인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오브제들을 저만의 컬러로 최대한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지금까지 제 작업이 실린 적이 없던 대형 전광판, 다양한 옥외광고에 걸릴 그림들을 생각하면서 그렸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인쇄물에서는 잘 쓰지 못했던 컬러들도 과감하게 더 많이 사용하기도 하기도 했는데요, 전광판으로 보게 될 그림들이 가장 기대가 되네요. 




가애 작가님의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다가오는 봄에는 4월의 그룹전과 5월의 개인전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전에 시도해 본 적 없는 규모의 전시들이라 무척 떨리고 긴장되는데요. 전시의 성공 여부를 떠나 두 전시를 마치고 나면 새로운 인간으로 업그레이드된 듯한 그런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성공에 도취되지 않으면서 꾸준히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마지막까지 그리는 사람으로 남는 것이 저의 목표이자 꿈입니다.




가애 작가님과의 인터뷰 중 색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전달하는 방식이라는 부분에서 특히 많은 공감을 느꼈는데요. 시현하다 또한 색을 활용하여 개인의 개성을 표현하고 특유의 분위기를 이끌어내기 때문에 색이 가진 힘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죠. 앞으로도 가애 작가님의 작품이 더욱더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라며 ‘레코더즈’가 계속해서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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