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의 기록

By 인혁 에디터

‘우리들은 팔려가는 서로를 바라보며 

서글픈 작별의 인사들을 나누네.’ 

브로콜리 너마저 – 졸업 中

돌이켜 보면 졸업의 순간은 후련함보다는 슬픔이,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조금 더 앞섰던 날이었던 것 같다. 졸업은 인생의 울타리뿐만 아니라, 고민의 영역도 함께 넓어지는 순간이다. 

그래도 걱정 대신 웃음으로 그 순간을 맞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 고민들을 안고 있는 건 나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라는 사실 때문이 아니었을까. 

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는 매년 이맘때쯤이면 학사모와 가운을 들고 찾아오시는 손님을 종종 만나 볼 수 있다. 

혼자, 또는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다들 ‘졸업’이라는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시현하다를 찾아온다. 

졸업식 날 온 가족이 학교 앞에 옹기종기 모여 찍는 사진이 오고 가는 숟가락 사이로 서로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찌갯집 같은 매력이라면, 모먼트의 졸업사진은 오롯이 나만을 위해 준비된 파인 다이닝 같은 매력이다. 

하나의 피사체만을 담아내기 위해 준비된 카메라,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잘 준비된 코스요리 같은 촬영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완성되는 사진은 몇 번이고 다시 이 공간으로 찾아오게 만든다. 

시현하다에서는 매일같이 다양한 순간들이 오가지만, 결혼식, 졸업식 같이 특별한 순간들의 기록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인생에서 몇 안 되는 소중한 순간을 담아낸다고 생각하면, 사진을 촬영하는 마음가짐 또한 달라진다. 

졸업의 기록을 어떻게 담아내고 싶냐는 질문에 부모님과 함께하는 졸업사진, 중요한 일을 마무리하고 ‘졸업’하는 순간을 담은 사진 등 다양한 답변들이 달렸다. 대답은 다르지만 그 대답들이 갖고 있는 의미는 모두 같았다. 

졸업이라는 특별한 순간을 ‘더 의미 있게’ 기록하고 싶다는 것, 시현하다의 졸업사진은 바로 여기서 출발했다. 

사진은 당연히 촬영하는 법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바로 보관하는 방법이다. 시현하다가 ‘서랍’이라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시작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단순히 사진을 기록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보관까지 시현하다의 방식대로 마무리하는 것. 

사진을 보관하는 가장 고전적인 방식은 액자다. 조금 올드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고전적이라는 건 그만큼 시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담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졸업처럼 소중한 순간을 더 의미 있게 기록하기 위해 시현하다는 바로 이 ‘보관’이라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종류가 다른 액자들을 비교하고, 셀렉하는 과정을 반복해 찾아낸 해답은 바로 레이어드 프레임.

졸업 사진 패키지가 들어가는 레이어드 프레임은 뉴질랜드산 두리안 나무로 만든 제품이다. 깊이감과 견고함이 느껴지는 디자인에, 자연 그대로의 나뭇결을 살린 액자는 기록에 무게감을 더해준다. 레이어드 프레임이 고전적인 클래식함을 맡는다면 액자에 담기는 아치형 이미지는 트렌디함을 맡고 있다. 

직선이 일상이 된 도시에서는 작은 곡선 하나마저도 눈에 띈다. 이런 작은 곡선 하나가 가져다주는 효과는 생각보다 강렬하다. 가지런히 깔린 아스팔트 틈 사이를 비집고 나오는 잡초처럼, 마치 불안정함이 가져다주는 이유 모를 안정감이랄까. 

자칫 딱딱하게 남을 수도 있는 기록에 아치형 이미지는 신선함을 불어넣는다. 직선의 바탕과 대비되는 곡선의 이미지는, 레이어드 프레임과 함께 사진에 깊이감을 더해주는 요소이기도하다. 



마무리는 시현하다가 새겨진 각인이다. 액자에 각인된 로고는 액자부터 기록까지 모두 ‘시현하다’의 검증을 받은 하나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역할이자, 시현하다가 이 기록에 얼마나 ‘진심’인지를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다. 화가의 서명 하나로 명화의 가치가 달라지듯이, 로고 하나가 가지고 있는 힘은 무시할 수 없다. 



한 장의 사진을 완성하는 것이 기록가의 몫이라면, 하나의 패키지를 완성하는 데는 누군가의 인내심과 정성이 필요하다. 각자의 자리에서 해 오던 것들이 모이는 순간, 온전한 하나의 기록이 완성된다. 시현하다가 기록하는 졸업의 순간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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